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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성인문해교육... "한글 깨치니 세상이 달라보여"

기사승인 : 2021-08-09 15:40 기자 : 임현진

"읍사무소 갈 일이 있으면 전날부터 가슴이 두근두근해서 잠을 못 잤단 말이요. 혹시 이름자라도 써보라고 할까 싶어서. 근디 인제는 병원도 혼자 다니고 집으로 온 고지서도 척척 읽게 됐단 말이시. 없는 집 막내딸로 태어나서 평생 공부 못해본 것이 한이었는디 인제는 세상사는 것이 재미지요"

(사진=해남군청 제공)

일흔이 넘어 한글 공부를 시작한 김모 할머니는 요즘 '핵교 댕기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평생학습관 2층 꿈보배학교가 할머니의 첫 학교이다.

학교에 다닌 지 4개월여, 한글과 산수를 배우는 할머니의 실력도 일취월장이다.

얼마 전에는 수강생들이 열심히 공부한 결과를 모아 전시회도 가졌다.

'꿈을 보며 배우는 학교'라는 뜻의 꿈보배 학교는 전남 해남군에서 운영하는 성인문해교육이다.

해남읍의 평생학습관을 비롯해 관내 12개 읍면에서 26개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학습관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읍 지역 주민들 뿐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학습자나 면 지역 거주자를 위한 찾아가는 교육도 실시해 교육 기회를 놓친 군민들에게 제2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18년 3개소, 30명으로 시작, 어르신들의 열렬한 호응 속에 해마다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올해는 총 77명의 어르신이 참여해 12월까지 일정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 과목은 국어와 수학. 생활하면서 가장 큰 불편함을 겪어온 한글 읽고 쓰기, 숫자 계산 등이 주 내용이다.

학교에서는 공부뿐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키오스크 같은 전자기기 사용법도 알려준다.

해남군은 앞으로 문해 학교 설립까지 검토해 글을 몰라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군민들이 한 사람도 없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면단위 수강생들이 많은 만큼 차량 운행 등 불편함 없이 배우는 즐거움을 알 수 있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지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고령의 어르신들이 많은 농어촌 지역에서 문해 학교는 학교를 다니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고 배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소통공간이기도 하다.

삼복더위 속에서도 일주일에 3일, 아침 아홉시부터 시작된 수업 시간 동안 어르신들은 글을 처음 배우는 학생들의 자세로 돌아가 시종일관 진지하다.

나이가 두렵지 않은 늦깍이 학생들의 꿈이 해남 꿈보배 학교에서 뜨거운 여름과 함께 가을의 결실로 영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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