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없는 도전·일등 없는 성취 이루겠다"

작성일 : 2018-12-18 22:35 작성자 : 정수석

[인터뷰] 김종휘 서울문화재단 대표

서울문화재단은 서울시 산하 재단이다. 2004년 출범한 재단이 내년 15주년을 맞는다. 재단은 지난 9월 김종휘(53) 전 성북문화재단 대표를 신임대표로 선임했다. 김 신임대표를 통해 재단의 현안과 미래를 들어봤다.

 

▲ 재단은 지난 9월 김종휘(53) 전 성북문화재단 대표를 신임대표로 선임했다. [서울문화재단 제공]

대표로서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창립 때부터 재단의 활동상을 지켜봤다. 실무적으로는 정책을 짜는 일도 2년 정도 참여했다. 재단은 ‘큰일’을 해야 한다. 내년에는 각 자치구 문화재단이 22개로 늘어난다. 호미와 포크레인의 역할이 다르듯이, 기초자치구에 있는 재단은 구석구석 섬세한 일을 해야 한다. 서울문화재단은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큰 과제를 수행하겠다. 이를 위해 재단의 잠재력을 살릴 수 있는 다각적 노력을 하고 있다. 직원들도 의욕이 있다. 이들을 일깨우는 작업을 먼저 하겠다.

블랙리스트 사건을 보면 공정한 운영에 대해 의구심이 많은데


공정성 논란은 블랙리스트나 미투 같은 문제에서 비교적 다르다. 절차나 투명성 측면에서 자기 점검을 충실히 하고 있었다. 개인적 견해로는 아주 잘하고 있다. 하지만 재단의 주 업무는 현장에 있다. 따라서 '예술 현장', '지역 현장', '청년 현장' 등으로 나누어 자율적으로 연대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내는 것을 최대 과제로 삼고 있다. 올해 안에 3개 현장과 과감한 거버넌스(일종의 협치로 이해관계자들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이해를 조정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방식) 구조를 짜려고 한다. 재단의 조직도 여기에 맞춰 개편안을 만들고 있다. 내년 1월부터는 달라진 모습으로 다음 단계로 나가겠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하자센터’ 활동을 재단에서도 이어가나?


재단이 내세우는 비전은 '실패 없는 도전'과 '일등 없는 성취'다. 예술 활동이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신의 잠재성 표출이므로 실패란 없다. 따라서 재단은 '모든 사람이 실패 없는 도전을 경험한다'는 것을 내세우려 한다. 등급제를 배제하겠다. 모든 공간과 사업에 참여하는 현장 사람들이 '1등 없는 성취'를 저마다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하는 방식도 바꾸려 한다. 첫째는 시설이나 공간을 '안전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함께 이야기하고, 실패해도 용인되는 곳이 안전한 공간이다. 둘째는 '안심해도 되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갑을관계, 성차별 등 없이 상대방과 협력해도 된다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으로는 '안녕할 수 있는 미래를 설계하는 일'이다. 이 세 가지를 우리가 일하는 방식의 기본으로 삼으려고 한다.

소규모 단체는 기회가 균등해도 쉽게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들을 위한 지원책은?


지원사업의 사각지대가 있다. 그러나 이들 단체를 따로 모아 지원하는 것은 어렵다. 공정성에도 양면이 있다.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기준에 따라 지원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다.  현행 시스템을 넘어서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작은 극장 하나를 운영할 때 서울문화재단은 행정 처리, 시설 관리 등을 책임지지만, 누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등은 이해 당사자들이 공론화 절차를 거쳐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같은 절차는 공정성 시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방법이다. 앞으로 삼일로창고극장, 대학로 연극센터 등 작은 공간에 이같은 방식을 시도하겠다. 나아가 큰 공간에도 이런 자율적인 의사결정ㆍ거버넌스 구조를 확대하려 한다.

2020년 대학로로 이전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옮겨갈 동숭아트센터가 오래돼 안전 점검을 해야 한다. 용도에 맞게 일부 증축, 리모델링을 할 계획이다. 상당한 부분은 자율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예술가들의 코워크스페이스(Co-Work Space)는 기본이다. 여러 예술인이 모여 의사결정을 함께하고 책임지는 방식으로 운영할 생각이다. 박원순 시장이 가칭 '예술청(藝術聽)'이란 이름을 붙였다. 일부에선 '청'자를 듣고 관청이란 생각에 거부반응도 보인다. 하지만 예술청의 청은 '시민청(市民聽)'처럼 '들을 청(聽)'을 쓴다. 대학로로 옮기는 것을 공공기관의 이사로 단순하게 해석하면 안 된다. 그곳엔 수많은 예술인의 욕구가 쌓여 있다. 그동안 누적되고 지연된 바램, 염원들의 공론화가 벌써 시작됐다. 공간을 기반으로 한 변화가 시작되면 공연장뿐 아니라 다양한 변화를 이룰 수 있다.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재단 사업은?

 

 

십여 년간 이어온 예술교육이 있다. 관련 콘텐츠는 질뿐만 아니라 양적으로도 많이 쌓여 있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대상으로 한 서울형 '예술가 교사'(TA ; Teaching Artist, 서울문화재단의 예술교육 철학인 '미적체험'을 실현하는 예술교육 전문가를 의미한다)는 예술가들이 체계적이고 주기적으로 학생들을 만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만 예술가 232명이 참여했다. 이들이 정규수업 시간에 교과와 연계된 예술교육을 실시했다. 진행 방식은 여러 장르 예술가들이 사전에 워크숍을 통해 장르 간 융합과정을 거친다. 이후 팀을 짜고 다시 2~3인씩 조를 만들어 학교 교육에 적용한다. 내년부터 지난 10년 간의 실적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노동시간과 근로문제에 대해서는?


양질의 서비스를 공급하며 주 52시간 근무 취지를 살리려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지금보다 일자리가 많아져야한다. 공공재정으로 늘어난 일자리를 감당하는 것은 한 번에 해결하기 어렵다. 사회적 합의와 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전임 대표 시절부터 노력해 왔기 때문에 다른 조직에 비해 양호한 편이다.

기관장으로서 다소 파격적인 모습인데, 자신을 평가하면?


파격은 아니다. 지킬 예의는 지킨다. 다만 자주 소통하는 사람과는 최대한 자유롭게 소통하려 한다. 하지만 선은 지킨다. 입사 면접이나 채용 면접에 오는 지원자들에게도 검정색 계통 정장을 입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인사팀과 논의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15년차 기관이라 아직 정년퇴직자가 없는 젊은 조직이다. 깜짝 발탁인사는 없다. 배제하지 않고 예측 가능한 인사시스템으로 조직의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

UPI뉴스 / 이성봉 기자 sblee@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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