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결혼은 한국어 능력 결혼의 기본

작성일 : 2015-04-19 17:57 수정일 : 2015-04-19 17:57 작성자 : 염소라 (arashi96sho@naver.com)

 외국인 신부 한국어 시험 떨어져 입국거부 늘어
결혼생활 언어능력 필수.. 국내서 배움의 기회줘야 한다 

지난달 부산 결혼정보업체 사장이 60대 남성의 휘발유 테러로 목숨을 잃었다.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소개받은 베트남 여성의 국내 입국이 불허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베트남 여성이 국내에 들어오지 못한 이유는 한국어능력 시험에서 낙방했기 때문이다.

또한 경남에 사는 배모(40)씨는 지난해 2월 지인의 소개로 베트남 여성과 만났다. 한달 뒤 베트남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배씨의 부인은 호치민의 세종학당에서 4개월 간 공부했지만 한국어 초급 1급 과정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후 호치민 국립어학원에 등록하려 했으나 입학시험 경쟁률은 10대 1이였다. 결국 사비로 개인강습을 받아 세종학당 수료시험에 응시했지만 또 떨어졌다. 결혼 후 1년이 넘도록 신부와 생이별 중인 배씨는 최근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결혼이민자들의 입국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해 4월 법무부가 국제결혼 관련 법을 개정해 결혼이민자의 기초적인 한국어 능력을 입국의 기본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해 3월 개정법 시행을 앞둬 "가정폭력 피해여성 구제, 한국어 교육 등 그간의 결혼이민자 지원정책은 입국 후에 실시돼 사회문제 발생의 사전 차단에 무리가 갔다"며 "국제결혼과 관련한 사회문제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입국 전 단계에서의 정책수단 마련이 필요해 법을 개정했다"고 발표했다.

법 개정 1년 후 국제결혼을 하는 신랑과 국제결혼업자들은 "결혼은 성적 순이 아니다"며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도 배우기 어려운 동남아 현지의 한국어 교육 여건을 모르고 정부가 탁상행정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 초급 1급 이상을 취득하거나 세종학당의 초급 1급 과정과 같은 재외공관의 장이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지정하는 기관에서 시행하는 초급 수준 상당의 한국어 교육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이 또한 학업성취도평가 등 시험을 통과해야한다.

법무부의 법 개정 이후 실제 결혼이민자 수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유엔인권센터의 베트남 결혼사증(F-6) 발급 건수를 보면 2013년 5708명에서 지난해에는 2967명으로 절반 감소했다.

국제결혼중계업 비상대책위원회 조영범 회장은 "결혼이민자 비자가 강화되면서 실제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입국하지 못하고 떨어져 있는 부부가 늘고 있다"며 "베트남의 경우 토픽(TOPIK) 시험은 1년에 2번 있는데 보통 응시생의 20% 정도가 떨어진다"고 밝혔다

한국국제결혼협회 임동쇠 회장은 "6개월에서 1년 정도 공부해서 시험에서 떨어진 여성들이 공부를 포기하고 한국 입국을 거부해 한국 신랑들은 이혼남 신세가 되고 있다"며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가 대도시에만 한국어 학당이나 교육기관이 있어 신부가 공부를 하러 대도시로 나오는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정한 한국어 교육기관이 결혼이주 여성의 한국어 수요를 메꾸는 것을 문제가 있다. 바뀐 정책에 따라 현지 결혼이주 여성들이 한국어를 배우려고 노력을 해도 정원이 부족한 것이다.

세종학당 재단 역시 법무부의 법 개정 이후 혼선을 빚고 있다. 세종학당은 국외 한국어·한국문화교육 기관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는 공공기관이다.

동남아 현지 세종학당을 운영하는 한 담당자는 "법 개정 이후 세종학당 재단 쪽에서 수료 기준 변경 등 결혼이민자 관련 지침을 학당 담당자들에게 3번 이상 내렸지만 지금은 결국 결혼이민자를 위한 수업을 따로 개설할지 자율에 맡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 세계에 세종학당이 130여개가 있어 나라마다 제각각인데 정부가 하나의 거점 세종학당을 만들어서  관리하지 않는 이상 현재로서는 반쪽짜리 결혼이민자법일 뿐"이라고 밝혔다.

세종학당 관계자는 "세종학당은 결혼 이민자를 위해서 설립된 기관이 아니고 일반 학습자들을 위한 학당"이라며 "결혼이민법 개정으로 일부 지역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수요가 많이 늘어 감당이 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법무부에서 협조 요청이 와서 진행하고 있지만 법무부에서 예산을 지원 받는 것도 아닌데 학생들이 몰린다고 갑자기 교원이나 교실을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법무부 측은 국제결혼 이민자들의 불만에 대해 "심사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혼인신고를 했더라도 비자발급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외국인 배우자가 입국하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결혼중개업체 등을 통해 배우자를 만나는 경우 맞선 전 또는 혼인신고 전에 결혼비자 발급 요건을 충족했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다문화연구원 정책연구보고서의 '신(新)출입국관리법 시행에 따른 다문화가족정책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에서 청운대학교 김종욱 교수는 "2010년 7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탓티황응옥의 피살사건으로 정부가 국내외 비난을 반영해 국제결혼에 대해 강력한 개입 방침을 가졌다"며 " 한국어실력을 비자심사의 전제로 삼은 것은 정책적 편협성으로 지적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화여자대학교 다문화상호문화 석박사 협동과정 장한업 겸임교수 "결혼은 개인과 개인의 사적인 만남이니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여하기는 한계가 있지만 국제결혼 이민자 중에 한국어를 전혀 몰라 가정불화가 생기는 문제가 많다"며 "언어 능력은 갑자기 느는 것이 아니지만 결혼을 위해서 언어 공부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한국의 상황처럼 여성이 혼자 결혼을 위해 이민을 오는 식의 국제결혼은 선진국이나 다른 국가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현상이라 참고할 만한 전례를 찾기도 힘들다"며 "결국 과도기에는 결혼이민자들을 구제 해나가는 방식이 필효하고 한국어를 배우게 한다든지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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